"친구가 나를 놀렸어요" — 그 말 뒤에 담긴 마음
아이가 집에 돌아와 조용히 말합니다. "엄마, 오늘 친구가 나한테 이상하다고 했어." 그 짧은 한마디에 엄마 가슴이 쿵 내려앉습니다.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또래 관계에서 상처받는 경험을 더 자주, 더 깊게 겪기도 합니다. 놀림을 받아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있거나, 집에 와서야 뒤늦게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지요.
먼저 마음부터 받아주세요
아이가 힘든 일을 말할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건 해결책이 아니라 "네 마음이 속상했겠구나" 하는 한마디입니다. 엄마가 내 편이라는 걸 느끼는 순간, 아이는 비로소 안심합니다.
"왜 참았어?" "네가 뭘 잘못한 거 아니야?" 같은 말은 아이를 더 움츠러들게 할 수 있습니다.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먼저 "많이 속상했겠다, 엄마한테 말해줘서 고마워"라고 말해주세요.
아이가 속상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어려운 아이라면, 함께 감정 카드나 그림을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기분이 어때? 여기 중에 골라볼래?" 하고 선택지를 주면 아이가 조금 더 쉽게 자기 마음을 꺼낼 수 있습니다.
억지로 말하게 하거나 상황을 캐묻기보다는, 아이가 준비됐을 때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엄마한테 얘기해도 돼"라는 말이 아이에게 큰 안전망이 됩니다.
도움을 청하는 연습, 같이 해봐요
놀림을 받았을 때 선생님이나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기술입니다. 하지만 발달장애 아이에게는 이 과정 자체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집에서 역할극으로 미리 연습해볼 수 있습니다. "선생님, 친구가 저한테 나쁜 말을 했어요. 도와주세요" 같은 짧고 간단한 문장을 함께 연습해두면, 실제 상황에서 조금 더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학교 선생님이나 특수교사 선생님께도 미리 상황을 공유해두면 큰 도움이 됩니다.
엄마도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의 친구 갈등이 반복되거나, 아이가 심하게 위축되어 있다면 담임 선생님, 특수교사, 또는 치료사 선생님과 상의해보세요. 전문가와 함께 아이에게 맞는 사회성 지원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훨씬 든든합니다.
엄마가 완벽한 답을 줄 수 없어도 괜찮습니다. "엄마가 네 편이야"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아이는 다시 일어설 힘을 얻습니다.
오늘 힘들었던 아이 곁에서, 그냥 꼭 안아주세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날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