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펑펑 우는 우리 아이, 혹시 문제일까요?
보드게임을 하다 지면 판을 엎어버리거나, 달리기에서 2등을 하면 엉엉 우는 아이. 보고 있으면 당황스럽기도 하고, 걱정도 되지요. 승부욕 강한 아이는 사실 에너지가 넘치고 목표 의식이 뚜렷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 힘이 잘 자리를 잡으면 큰 자산이 됩니다.
다만 아직 어린 아이는 '지는 감정'을 다루는 법을 배우는 중입니다. 지는 경험이 쌓여야 비로소 좌절을 견디는 힘도 생깁니다. 오늘은 그 과정을 어떻게 함께 도울 수 있는지 이야기해 볼게요.
왜 이렇게 지는 걸 못 견딜까요?
아이가 지면 무너지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이기는 경험만 해왔거나,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거나, 단순히 아직 감정 조절 능력이 덜 발달한 것일 수 있어요. 어느 쪽이든 아이를 탓하기보다 '지금 배우는 중이구나'라고 바라봐 주는 시선이 먼저입니다.
감정을 다루는 뇌는 초등학교 시절 내내, 아니 사춘기를 넘어서도 계속 자랍니다. 지금 당장 의젓하게 지는 모습을 기대하기보다, 조금씩 연습할 기회를 주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집에서 해볼 수 있는 것들
1. 감정을 먼저 받아줍니다
"울지 마, 그냥 게임인데"라는 말은 아이의 감정을 작게 만들 수 있어요. 대신 "많이 속상했구나, 이기고 싶었는데"라고 먼저 공감해 주세요. 감정이 받아들여졌다고 느낄 때 아이는 더 빨리 진정됩니다.
2. 규칙 있는 놀이를 꾸준히 합니다
가족끼리 보드게임이나 카드게임을 자주 하면 자연스럽게 '지는 연습'이 됩니다. 이때 어른이 일부러 져주는 것보다, 규칙대로 공정하게 진행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됩니다. 아이는 결과보다 과정이 공정했다는 느낌을 통해 승패를 납득해 갑니다.
처음에는 지면 화를 내더라도, 반복하다 보면 서서히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3. 다음 기회를 함께 기대합니다
게임이 끝난 뒤 "다음엔 어떻게 해볼까?"라고 물어봐 주세요. 패배를 끝으로 두지 않고 새로운 시작으로 연결해 주는 말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전략을 생각해 보는 과정에서 좌절을 앞으로 나아가는 힘으로 바꿀 수 있어요.
엄마·아빠도 '지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어른이 게임에서 졌을 때 "아, 아쉽다! 다음엔 내가 이길 거야!" 하고 웃으며 넘기는 모습, 아이에게 큰 배움이 됩니다. 말로 가르치는 것보다 보여주는 것이 훨씬 깊이 남거든요.
승부욕은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방향을 잡아줄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 아이 곁에서 조금씩, 함께 연습해 가면 충분합니다.
아이의 좌절 반응이 매우 심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소아청소년과나 발달 전문가와 상담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