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숟갈 입에 넣는 데 한 시간이 걸린 날, 숟가락을 내려놓고 혼자 울어본 적 있으신가요? 냄새가 싫다며 고개를 돌리고, 음식을 뱉고, 자리에서 벗어나려는 아이 앞에서 엄마는 오늘도 한바탕 전쟁을 치릅니다. 이건 의지의 문제도, 육아 실패도 아니에요. 발달장애 아이에게 먹는 일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감각 경험입니다.

왜 먹기를 그렇게 힘들어할까요?

발달장애 아이 중 많은 경우, 감각을 처리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아이와 다릅니다. 음식의 질감, 냄새, 색깔, 온도 하나하나가 아이에게는 굉장한 자극으로 느껴질 수 있어요.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아이들은 특정 음식만 먹거나 새로운 음식을 거부하는 편식이 아주 강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씹고 삼키는 구강 근육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먹는 것 자체가 피곤하고 불편한 경우도 있어요. "그냥 싫은 거겠지"라고 넘기기엔, 아이가 겪는 불편이 생각보다 깊을 수 있습니다. 아이의 행동 뒤에 어떤 이유가 있는지, 전문가와 함께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식사 시간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드는 방법

완벽한 식사보다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식탁 분위기를 먼저 만들어 주세요. 매일 같은 시각, 같은 자리에서 밥을 먹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어요. 예측이 가능하면 불안이 줄고, 불안이 줄면 먹기가 조금 더 쉬워집니다.

  • 좋아하는 음식 한 가지는 반드시 식탁에 올려두세요.
  • 새 음식은 억지로 먹이기보다 식탁 위에 올려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첫걸음이에요.
  • 식사 시간을 미리 정해두면 아이도 엄마도 덜 지칩니다.
  • 먹지 않아도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것, 그 자체가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작업치료사나 언어치료사, 또는 식이를 전문으로 하는 선생님과 함께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아요. 도움을 받는 건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더 잘 도와주고 싶어서입니다.

엄마도 지치는 게 당연해요

매일 반복되는 밥 전쟁은 엄마의 몸과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습니다.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정말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하지만 엄마가 완전히 지쳐 쓰러지기 전에,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용기 있는 일입니다.

오늘 한 숟갈 먹었으면 그걸로 충분한 날도 있어요. 식탁에 함께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오늘의 성공입니다. 완벽한 식사를 목표로 삼기보다, 조금 덜 힘든 오늘을 목표로 삼아도 괜찮아요. 엄마는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도움받을 곳

혼자 막막할 때는 중앙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1800-5921)나 보건복지상담센터(129)에서 상담받을 수 있어요. [fact, 출처: 중앙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 broso.or.kr] 식사 지도와 관련된 치료 서비스나 지원 제도의 최신 내용은 복지로(bokjiro.go.kr)에서 확인하시길 권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