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기쁜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맴돌아요
"엄마, 나 오늘 친구 생겼어!" 아이가 책가방을 던지듯 내려놓으며 눈을 반짝였던 그날을 기억하시나요. 오랜만에 들어보는 그 들뜬 목소리에 엄마도 덩달아 가슴이 벅찼을 거예요. 그런데 다음 날 학교 앞에서 아이는 혼자 서 있었고, 그 아이는 어제 그 친구를 기억조차 못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순간, 많은 엄마들이 말없이 울음을 삼킵니다. 아이 모르게, 혼자서요.
발달장애 아이에게 친구 관계가 어려운 이유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충분히 있어요. 하지만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술들—말 타이밍 맞추기, 상대의 표정 읽기, 공통 관심사 찾기—이 자연스럽게 익혀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를 사귀었다"는 아이의 말은 거짓이 아니에요. 아이 입장에서는 그날 잠깐 같이 논 것, 이름을 불러준 것, 미소를 받은 것이 진짜 친구가 된 느낌이었을 거예요. 그 감정은 순수하고 진짜입니다.
엄마가 바로 나서고 싶어지는 마음, 잠깐 멈춰요
"그 친구한테 먼저 말 걸어봐", "같이 놀자고 해봐"—엄마가 해주고 싶은 말이 너무 많죠. 하지만 조급하게 개입하면 아이가 오히려 위축되거나, 또래에게 어색한 아이로 비칠 수 있어요.
대신 집에서 작은 연습을 해볼 수 있어요. 역할극으로 "안녕, 나랑 같이 앉아도 돼?"를 반복하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놀이를 통해 대화 주고받기를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전문가와 함께하는 사회성 그룹 프로그램도 고려해볼 수 있어요.
친구 관계, 숫자보다 깊이로 바라봐요
많은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한 명과 반복해서 만나는 경험이 훨씬 소중합니다. 같은 반 아이를 집으로 초대해서 30분만 함께 노는 것, 주말에 공원에서 딱 한 명과 만나는 것—이런 작은 만남들이 쌓여야 관계의 감각이 생겨요.
선생님이나 지원 인력에게 아이의 또래 관계 상황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것도 중요해요. 학교 안에서 자연스러운 짝꿍 연결이나 소그룹 활동을 부탁드릴 수 있습니다.
그날 혼자였던 아이 곁에서 엄마가 해줄 수 있는 말
"오늘 어땠어?"라고 먼저 물어봐 주세요. 아이가 상처받은 것을 모를 수도 있고, 이미 잊고 신나 있을 수도 있어요. 엄마가 더 많이 슬프더라도 아이의 감정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 친구랑 또 같이 놀 수 있을 거야"보다 "오늘 네가 먼저 말 걸었구나, 잘했어"라는 말이 아이에게 더 오래 남아요. 결과보다 용기를 알아봐 주는 것, 그게 엄마가 줄 수 있는 가장 든든한 응원입니다.
도움받을 곳
사회성 발달 지원이나 또래 관계 고민이 있을 때는 전문 기관과 함께하면 훨씬 힘이 돼요. 중앙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1800-5921)에서 지역별 서비스와 상담을 안내받을 수 있고, 보건복지상담센터(129)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fact, 출처: 중앙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 broso.or.kr] 이용 가능한 지원 제도와 프로그램은 복지로(bokjiro.go.kr)에서 최신 내용을 확인해보세요.